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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Secret Sunshine) 영화는 남편을 잃고 새로운 삶을 희망하면서 밀양이라는 소도시로 이사 온 여인이 종교와 접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감독의 의도는 종교에 있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희망의 삶을 찾으러 온 밀양
이창동 감독 작품의 특성은 한국 사회에 대한 비판과 반성으로 집단에서 소외된 개인이 어떤 상태로 생존하게 되는지에 대한 인간 본성의 밑면을 적나라하게 잘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가 시나리오부터 시작해서 감독과 제작까지 맡은 작품이 밀양입니다. 그래서 스토리의 전개가 꽤 섬세합니다. 이 작품은 2007년 작품으로 17년이나 시간이 흘렀어도 전도연 배우의 연기 능력은 우월해 보였습니다. 이 영화를 통해 2007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국내에서는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전도연 배우는 어릴 적 수줍음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배우로서는 당당하게 주어진 인물들의 성격을 잘 해석해서 연기했습니다. 연기에 탁월한 감각이 있는 듯합니다. 밀양은 경상북도에 내륙에 있는 햇볕 좋은 소도시로서 특별한 생산 작물이 없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낯선 도시 이름입니다. 신애는 교통사고로 죽은 남편이 외도를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평소 남편이 그리워하던 고향 밀양으로 아들과 함께 이사 오게 됩니다. 밀양 5Km를 남겨두고 차가 고장이 납니다. 카센터를 운영하는 노총각 종찬의 도움으로 밀양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어디나 마찬가지로 한적하고 한 집 건너 집안 사정을 알게 되는 곳이 시골 동네입니다. 신애가 과부이며 밀양이 그리워 찾아왔다는 말에 동네 사람들은 그녀를 반겨줍니다. 그러나 종찬과 사람들의 과도한 친절은 경계를 해야 합니다. 어느 날 아들이 유괴되고 죽음으로 돌아옵니다. 유괴범은 아들이 다니던 웅변학원장이었습니다. 동네 사람들은 신애의 끓어오르는 슬픔을 달래기 위해 교회로 인도해 구원을 받게 합니다.
구원의 삶을 사는 종교
구원의 기쁨은 사랑과 용서를 불러일으키고 새 생명을 불어넣어 줍니다. 신애는 구원의 말을 믿고 찾아간 교회 예배당에서 목 놓아 울고 고함도 질러봅니다. 하느님의 말씀 속에서 새로운 생명으로 살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신애는 자신의 놀라운 변화를 교인들 앞에서 간증도 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유괴범을 용서하기 위하여 종찬과 함께 교도소로 갑니다. 그러나 유괴범을 면회하고 나온 신애는 그만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유괴범이 하는 말에 가슴이 막혀버렸기 때문입니다 "회개하여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이미 용서하시고 저를 구원해 주셨다.”그때부터 종교의 믿음과 신애의 가치관 사이에 틈이 생겼습니다. 자신이 용서하기도 전에 유괴범은 주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고 하니 더 이상 자신이 할 것이 없었습니다. 용서도 원망도 오로지 혼자서 감내해야 했습니다. 결국 감당하지 못하는 신애는 정신병을 얻게 됩니다. 신애의 증오는 누구를 향한 것인가 , 주체도 없는 용서는 누구에게 한 것인가 신애의 곁에는 처음 만나던 순간부터 그녀가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종찬이가 있습니다. 비록 신애가 좋아하는 성격과 외모는 아니었지만 묵묵히 곁에서 신애를 지켜줍니다. 신애를 위해 자신의 가치관과 스타일을 바꾸어나갑니다. 밀양에서 신애의 새로운 삶을 지켜보는 사람은 종찬이뿐이었습니다.
감독의 의도와 관객이 이해할 점 그리고 신애의 회복
이창동 감독은 종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주의를 당부했다고 합니다. 종교와 연관시키지 않고 인간의 심리묘사에 더 치중하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신애의 아픔은 그녀를 바라보는 주변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생겨난 것입니다. 우리는 신애가 동네라는 소수의 이기적인 집단으로부터 받게 되는 상처를 보았습니다. 신애는 사람들로부터 상처를 받는 것이 아니라 그녀의 삶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신애는 한결 편안해 보였습니다. 종찬이가 건네는 퇴원 축하 꽃다발도 기꺼이 받았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는 처음 희망을 품고 밀양에 올 때의 마음처럼 앞으로의 삶에 햇살이 비칠 거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더 이상 죽은 아들 준을 찾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장면에서 신애의 잘려나간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의미는 더 이상 신애가 동네사람들과 종교에 의지 않고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면서 삶을 살아가려는 희망의 메시지로 이해하고 싶습니다. 상냥했던 신애로 되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는 신애를 통해서 현대사회의 불편한 보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습니다.